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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국제)의 개막식이 열렸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먼저 국내와 해외 스타들이 레드카펫을 밟으며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개막작인 영화 '어쩔 수가 없다'의 박찬욱 감독,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 등이 관객들의 환호를 받았다. 이 외에도 가수 리사와 배우 하정우, 이진욱, 홍경, 유지최신게임
태, 연우진, 크리스탈, 한소희, 조우진, 김유정, 로운, 금새록, 한효주, 전소니, 변성현 감독 등이 참석해 부산국제영화제를 빛냈다.
앞서 기자회견에서 정한석 집행위원장은 "한국 영화의 위기 상황에서 영화제가 30회를 맞게 됐다. 올해 가진 소신과 목적 중 하나는 우리 영화가 한국영화 위기 극복에 기여하는 축제의 장이 됐으면 한다"며 박바다이야기 pc용
찬욱, 이창동, 류승완, 김지운, 이명세, 임순례 등 국내 스타 감독들도 한국 영화에 힘을 보탠다고 예고했었다. 그의 말처럼 이날 여러 스타 감독, 배우들이 관객들을 직접 만나며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그의 소개로 개막작 '어쩔 수가 없다'의 주역인 박 감독과 배우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이 무대에 올랐다. 박 감독은신창전기 주식
"처음 부산국제영화제를 만든다고 했을 때 '한국에서 이런 게 되겠나' 걱정을 하며 '무모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이렇게 30년이 흐르고, 큰 영화제가 됐다. 내 영화가 딱 30년이 되는 해에 개막작이 돼 믿어지지가 않는다. 정말 진심으로 영광이다"라고 개막작으로 선정이 된 소감을 밝혔다.
해외 게스트 라인업도 화려했다. 영화 '제조선관련주
5원소',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 등으로 유명한 할리우드 배우 밀라 요보비치를 비롯해 일본 배우 사카구치 켄타로, 와타나베 켄이 레드카펫을 밟으며 밝은 표정으로 관객들을 만났다. 홍콩 배우 양가휘를 비롯해 마이클 만, 매기 강 감독 등도 참석했다.



리사·한효주·이진욱ⓒ데일월덱스 주식
리안 방규현 기자


단독 MC를 맡은 이병헌은 '30주년'의 의미를 되새기며 개막식 문을 열었다. 그는 "30년 전 부산에서 시작된 작은 꿈이, 이제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가 됐다. 그 여정을 함께해 온 여러분, 그리고 처음 오신 분들도 모두 반갑다. 저는 1991년에 데뷔를 했는데, 1995년에 첫 영화를 찍었다. 올해로 30년 차 영화배우가 된 것이다. 발자크도 서른이라는 나이는 인생의 정오라고 했다더라. 그래서 그런지 30년이 되니까 이제야 배우 같다. 그런데 신기한 건, 부산영화제도 저와 비슷한 시기 시작을 했더라. 저와 같이 성장을 했다"며 "시간은 여러모로 우리를 바꿔놓지만, 영화 앞에서의 설렘은 늘 같은 것 같다. 영화는 우리에게 '모든 이야기엔 시작이 있다'는 것을 가르쳐줬다. 우리는 오늘 또 다른 시작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한석 집행위원장은 "제가 집행위원장직을 맡은 것이 3월이니, 6개월 정도 숨 가쁘게 달려왔다. 바쁘기는 했지만, 30회라는 역사적인 해에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우리는 올해 매우 많은 것들을 변화시키고 개선시키고자 노력했다. 그리고 그 노력들이 우리의 생각으로는 벌써 얼마간 긍정적으로 드러났다고 생각합니다만, 앞으로 더 노력하겠다. 언제나 활기차고 품격이 있으면서 풍요로운 영화제를 만들어 가겠다"며 "이 자리에 함께해 주신 관계자, 관객분들께 감사드린다"라고 감사를 표했다.
시상을 통해 의미 있는 활동을 해 온 영화인을 조명하는 시간도 이어졌다.
정지영 감독은 공로상을 수상했다. 박광수 이사장은 "부산국제영화제가 1996년 시작됐다. 그보다 10년 전인 1986년 한국 영화에 큰 변화가 있었다. 바로 영화제작자유화인데, 그전까지는 정부의 통제 하에 허가를 받아야 제작을 할 수가 있었다. 약 20개의 회사만 영화 제작을 하고, 해외 영화를 수입할 수 있었다. 그런데 갑작스러운 자유화 이후 영화계는 잠시 혼란을 겪기도 했다. 영화계와 정부의 긴 대화의 시간도 있었다. 갈등도 있었다. 그런데 이 어려운 시기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아준 감독이다. 40여 년 동안 감독으로서 탁월한 영화를 만들었고, 79세의 나이에도 촬영에 임하고 있다"고 정 감독을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
정 감독은 "영화를 시작한 지 43년이라고 소개를 해주셨는데, 조감독 시절까지 포함하면 50년이 됐다. 반세기 동안 카메라가 늘 곁에 켜져 있었을 뿐이다. 그리고 스크린을 통해 관객과 소통했다. 이것이 내 삶이었다. 그냥 카메라 옆에 서 있는 저를 지켜준 사람도 많다. 그 영화를 위해 열심히 뛰어준 연기자들이 있었고, 그 카메라 뒤에는 나와 함께 밤을 지새운 스태프들이 있었다. 내가 만든 영화를 고맙게 지켜주고 바라봐 준 관객도 있다. 이 모든 숨결들이 저를 이 자리에 있게 한다.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때론 거친 파도와 싸웠고, 또 열심히 노를 젓기도 했다. 군사독재 시절엔 검열과 싸웠고, 할리우드 영화가 시장을 지배할 땐 그들과 맞섰다. 대기업이 투자와 배급을 독과점할 땐 그 문제를 두고 싸웠다. 그 길고, 거친 강을 걸어온 건 나 혼자가 아니다. 수많은 동료, 후배, 선배들이 있었다. 그들을 대신하는 상이라고 여긴다"라고 말했다.
이어 "부산영화제는 항상 새로운 파도를 보여준다. 한국 영화가 잠시 위기에 처했지만, 한국 영화인들은 언제나 새롭고, 힘차고 바람직한 영화를 준비하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를 즐기러 온 관객, 해외 게스트들 모두 어디엔가 숨어 있는 한국 영화를 찾아서 즐겨주시길 바란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밀라 요보비치·양가휘ⓒ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아시아 영화인상은 '그저 사고였을 뿐'의 자파르 파나히 감독에게 돌아갔다. 자파르 파나히 감독은 '그저 사고였을 뿐'을 통해 올해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그는 "제가 첫 번째 영화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바 있다. 당시 아시아 최고 영화를 만들어서 다시 오겠다는 다짐을 했었다. 그러나 그 이후 17년 동안 감옥에 갇혀서 이런 영화제에 다시 올 수 없었다. 제 나라를 떠날 수도 없었다. 한국은 자유, 특히 영화의 자유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싸워왔다. 그런데 이것이 끝이 아니다. 표현의 자유를 위해 계속해서 도전하고 끝까지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상은 그 싸움의 전선에 있는 모든 독립영화인들에게 바친다"라고 말했다.
영화 '10+10', '마음의 속삭임', '산하고인' 등을 연출한 대만 감독 실비아 창은 여성 영화인에게 수여하는 상인 2025 까멜리아상을 받았다.그는 "고마운 상을 받게 돼 감사하다. 큰 영광이다. 1972년에 배우로 첫 작품을 했는데, 그때부터 영화에 완전히 빠졌다. 그 후 지금까지 쉬지 않고 열심히 일했다. 중간에 결혼도 하고 엄마가 됐지만, 영화는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 각본도 쓰고 감독도 하고 프로듀서도 하며 오히려 더 깊이 빠져들었다. 힘들었지만, 그런 어려움들이 되려 더 큰 힘이 됐다. 그런 의미로 까멜리아 꽃이 내게는 사랑과 헌신을 보여주는 상징 같다"고 말했다.
올해 부국제의 공식 상영작은 총 241편이다. 지난해에 비해 17편을 늘었으며, 커뮤니티비프의 상영작까지 포함하면 전체 상영작 숫자는 총 328편이다.
폐막식은 26일이다. 올해 처음으로 경쟁 부문을 도입한 부국제는 이날 총 14편의 작품 중 감독상과 심사위원 특별상, 배우상, 예술공헌상 등으로 나눠 상을 수여한다.